日常 인터뷰 기사 - 월간 정신세계 2000년 7월호
“내 마음의 라디오에서 울려퍼진 우주의 웃음소리” 우주 파장과 접속한 수련인 인터뷰 취재·정리│손인호 기자
본지 편집부는 국내에는 채널러가 없을까 촉각을 곤두세웠다. 다행히 한 채널러와 조우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채널링이 호흡수련을 통해 얻어진 결과라고 했다. 91년부터 수년 동안 ‘그’는 여러 차원에 존재하는 수많은 외계인들과 만났고, 필요한 모든 우주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와 만나 나눈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그가 채널링을 통해 얻었던, 아니 도의 길을 가면서 알게된 ‘나’의 본질과 우주의 법칙들과 만나게 될 것이다.
‘그’는 지극한 범인이었다. 김치찌개를 먹을 때는 음식을 남기면 안 된다고 더 먹으라고 권했고, 찻집에서 대화를 나눌 때는 시원한 콜라를 주문했다. 1000개의 전화번호가 기억되는 핸드폰이 나왔다고 반가워하기도 했다.
한 가지 독자들에게 양해를 구한다. ‘그’는 좀처럼 세상에 자기를 드러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사진을 찍는 것도, 신분을 밝히는 것도 원치 않았다. 취재 기자의 입장에서는 기가 막힐 노릇이었지만,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그는 또 이렇게 말했다. 도인의 형태는 어떻게든 나타날 수 있으며, 우리 주변에서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사람이지만 바로 그가 도인일 수도 있다고. 그러면서 자기도 그 길을 가는 사람이며, 그 끝까지 가보고 싶다고…….
그 평범한 범인 앞에서, 그러나 왠지, 아무런 질문을 할 수 없었다. 그의 이야기를 마음의 귀로 들으며, 거침없고·잔잔했던 그의 이야기를 이렇게 정리할 뿐이다. 그것은 어쩌면 한 채널러와의 채널링이었을지도 모른다.
“채널링이 별게 아니에요. 옛날 얘기에 보면 새하고도 얘기하고, 나무하고도 얘기하고 하잖아요. 그건 가까이에 있는 사물하고 하는 거고, 그게 범위가 넓혀지다 보면 전혀 다른 세계하고도 통할 수가 있는 거죠. 그런데 통하는 수단이 뭐냐. 우리끼리야 휴대폰으로도 하구 편지로도 하구 이메일로도 하는데, 뭘 가지고 그 세계하고 통할 것인가? 간단히 말하면 채널링은 다 버려서 가벼워지면 저절로 돼요. 만물에 대한 집착이 없어지고 호흡이 아주 길고 가늘어지면, 그 길고 가늘어진 호흡에 자기 의식이 묶여가는 거지요. 호흡의 파장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의 진폭만 갖고 나가게 될 때 서로 상호작용을 하는데, 처음에는 호흡이 의식을 끌어내리다가, 나중에는 의식이 호흡을 끌어내리다가. 이렇게 아주 종잇장 같이 얇아졌을 때, 그때는 어디로 밀어넣어도 다 들어가게 돼요. 그리고 채널링의 교신 속도는 거의 무한대지요. 전파라는 것도, 광속이라는 것도 우주에서는 정말 우스운 거예요. 그건 세발자전거 타고 가는 것보다도 느리지요. 500억 광년, 이게 무슨 속도입니까. 바로 통해야지요. 우리가 갖고 있는 빛의 속도 개념, 이건 태양계에서도 못써먹어요. 빌게이츠는 ‘생각의 속도’라는 얘기를 했잖아요. 생각의 속도는 무한대라고 봐요. 여기서 100조 광년 대라고 생각하는 순간 거기로 즉시 가는 거죠. 그러니까 그런 시스템을 갖고 있어야 우주 내에서 교신이 가능해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기를 계발하면, 어디고 갈 수 있죠. 우주에는 우리가 전혀 상상도 못했던 세계들이 그냥 널려 있어요. 황무지처럼요. 그런데 그냥 황무지가 아니라 아주 절묘한 원리에 의해서 짜여진 것을 알 수 있죠. 다시 말하지만 호흡과 의식을 같이 묶어서 그걸 타고 가야 해요. 그걸 타고 가면 누구하고도 만날 수가 있지요. 새하고 얘기하고 싶으면 새의 주파수를 찾으면 돼요. 나무하고 얘기하고 싶으면 나무의 주파수를 찾으면 되고요. 주로 무생물일 수록 파장이 낮죠. 고등생물일수록 파장이 높고요. 모래알 이런 거는 아주 낮아서, 바위보다도 더 낮아요. 저 방송국의 주파수가 얼마인지 알아야 내 라디오를 거기에 맞춰서 듣지요. 그런 파장을 알고 나면 서로 통할 수 있는 방법이 있거든요. 그렇게 하려면 자기가 라디오를 만들어 갖고 다녀야 해요. 어느 주파수든지 수신이 가능한 라디오를요. 그래야 튜닝을 할 수가 있거든요. 그런 라디오를 만드는 방법에 이런 게 있습니다.
숨을 생각과 같이해서 쉬는 거지요. 숨쉬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어려워요. 우리가 무의식 중에 쉬는 것은 호흡이 아니에요. 그건 그냥 바람이 부는 것과 똑같아요. 호흡에 의식이 실렸을 때 그게 진짜 호흡이죠. 붓글씨를 쓰는 사람들이 나무판 위에다가 화선지를 펴놓고 붓글씨를 쫙 쓰잖아요. 종이를 들면 나무판 위에 글씨 자국이 남아요. 붓끝에 힘이 들어간 거예요. 그게 기(氣)인데, 기라는 거는 의식가지고 하는 겁니다. 그러면 기를 어떻게 주입시키냐면, 호흡에다가 정신을 묶어서 끌고가는 거예요. 그 집중력으로 뚫고 나가는 거죠. 그 집중력으로 초능력도 만들어내고요. 의식을 계발하는 수단으로 호흡을 이용하고, 호흡을 이용해서 다시 의식을 계발하고, 이렇게 둘이 주고받는 거죠. 둘을 딱 묶어서 파장을 쭉 낮춰 들어가다보면 기이한 경험을 많이 하게 돼요. 채널링도 그런 경험 중에 하나일 뿐이죠. 의식과 호흡을 묶어서 한번 완전히 떨구고 나면, 나중에는 의식만으로 어디든 들어갈 수가 있어요. 그 땐 이미 튜너가 생겼기 때문이죠. 그게 열쇠입니다. 한편 호흡과 뇌파를 낮추지 않고 의식만으로 끌어내리는 것은 오래가지를 못해요. 알파파의 맨 밑바닥, 그 상태로 내려가서 보면 수천 가닥의 길이 보이는데, 그때는 들어가고 싶은 대로 들어가면 다 통할 수가 있어요. 파장이 낮은 존재일수록 고급입니다. 물론 무생물의 파장도 낮지만, 그건 의식 없이 낮은 거죠. 살아 있는 의식을 가진 생물체가 낮은 파장을 유지해야만 놀라운 힘을 가질 수가 있어요. 초능력이란 파장이 말해주거든요. 거기로 내려가서 느껴보면 어디에 자기 동지가 있구나 하는가를 알게 돼요. 어디에 누가 있고, 어느 쪽에 누가 있고, 이 사람들이 나하고 통할 만한 사람이구나 하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만날 필요는 없어요. 멀리 있어도 통할 건 통하고, 붙어 있어도 안 통하는 건 안 통하죠. 통하려고 하면 미국에 있어도 통하는 거잖아요. 그리고 그 소통은 쌍방향이에요. 예컨대 무당들을 보면 을지문덕 장군을 모신다, 이순신 장군을 모신다 하죠. 그러나 그들은 그 하나가 끊어지면 안테나 자체가 없어지는 게 돼요. 그런 건 아니죠. 어느 하나 하고만 통하게 되면 무당이 되는 것과 같아요. 그렇게 매어 있으면 안됩니다. 우주 전체의 주파수에 맞출 수 있어야 합니다. 자기 의식의 안테나를 쫙 뻗어서 몇 킬로미터니 몇 광년이니 이런 걸로 잴 수 없는 그 먼데까지 휘저어보는 거죠. 그렇게 하다보면 우주 전체의 파장을 알 수가 있어요. 그 파장 속에는 모든 뉴스와 정보가 다 들어 있어요. 지구 차원이 아니죠. 여기서 지지고 볶고 하는 것은 우주 공간에서는 뉴스거리가 못됩니다. 예로 남북 정상회담 같은 건 인간들의 뉴스일 뿐이죠. 통일로 가는 도중에 작은 징검다리 하나 건너는 것과 같은 거죠. 우주 차원의 뉴스라면 인간의 정신문명이 어느 정도까지 고도화 할 수 있느냐, 이런 것입니다. 하지만 남 북회담으로 즐거움의 파장이 엄청나게 늘어난 것만큼은 우주 전체도 받아들이고 있을 테죠. 우주의 미소는 염화시중의 미소랍니다. 기분 나쁜 것과 기분 좋은 것의 딱 중간에서 약간 웃고 있는 거죠. 바로 그 상태에서 채널링도 가능한 겁니다. 모두 파장을 낮추는 훈련을 부단히 하다보면 그렇게 될 수 있죠. 저의 경우, 처음에는 내가 어떤 소리를 듣고 싶어서 신경을 썼는데, 어느날 갑자기 미지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그건 귀로 들리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이 파장하고 다르기 때문에 귀로 들리는 것이 아니거든요. 스테레오 헤드폰을 쓰면 양쪽에서 소리가 나고, 모노 헤드폰을 쓰면 머리 가운데서 소리가 나죠? 후자처럼, 그렇게 들려요. 머리 안에서 바로 들리죠. 처음에는 잘못 들었나, 이런 생각도 했지만, 저쪽에 내 메시지를 보내면서 소통이 된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그러다가 상대방이 누구인지 알아보고, 상대방이 어느 정도인가, 나한테 무슨 역할을 하기 위해서 왔는지 알아보기도 했죠. 그런데 상대가 계속 바뀌어요. 저의 단계가 올라감에 따라 그에 맞는 상대가 계속 오는 거였어요. 그리고 상대방을 따라 우주로 가기도 했어요. 그러면서 전혀 상상치 못했던 커다란 세계를 보았지요. 블랙홀도 가서 보면 거기가 끝이 아니더군요. 다른 세계로 빠져나가는 문이었어요. 그러면서 인간의 상상력이 얼마나 빈곤한가를 알게 됐죠. 이 넓은 우주에 지구가 생긴 게 한 45억년 되었다는데, 그 세월은 우주로 봐서는 웃기는 시간이죠. 빅뱅이라는 것도 우주의 입장에서 보면 불꽃놀이 한 방이라니까요. 우리가 몇 억 광년이라는 시간을 생각하지만, 우주에서 보면 째깍하는 한 순간일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가진 기준으로 우주를 재려고 하면 안돼요. 당장 지구를 벗어나는 순간부터 아무런 쓸모가 없어져요. 이렇게 우주의 기준으로 봤을 때는 그리 즐거워 할 것도 없고, 슬플 것도 없고, 그저 당연한 것 같으면서도 약간, 더 어긋나지 않은 게, 즐거운 것일 뿐이죠. 그래서 살짝 웃을 수밖에 없어요. 그러나 아무리 큰 능력을 갖게 되었고, 아무리 큰 세계를 보았다 할지라도 정말 하늘의 뜻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합니다. 그게 실은 자기 것이 아니거든요. 무얼 갖고 있더라도 버릴 줄을 알아야해요. 모든 소유권은 우주 공간이 갖고 있는 거죠. 다만 내가 거기에 다가가기 위해서 그쪽에서 대여해준 장비를 쓰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에요. 채널링도 그래요. 그쪽에서 빌려준 무전기 하나 잠깐 쓰는 것과 같죠. 다른 사람은 전화기를 잡고 있을 때, 그저 무전기를 잡았던 거죠. 그 경험이 제 진화의 시간을 단축시킨 것은 분명하지만, 채널링이라는 그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닙니다. 도(道)의 길을 가면서, 천안 지나가면서 호도과자, 그거 하나 먹는 거하고 똑같을 따름이죠. 이제 저는 채널링을 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그것도 버려야 할 것 중에 하나거든요. 우리가 미분 적분을 배우지만, 고등학교 졸업하면 소용이 없어지죠? 그와 같이 도(道)는 계속 비워나가는 과정이거든요. 술잔을 자꾸 비우는 사람이 많이 먹듯이 저에게 채널링이 담긴 잔이 왔을 때, 그 잔을 비운 거죠.
(2편에 계속....) https://buly.kr/H6gM7cL
* 본 기사는 <월간 정신세계> 2000년 7월호 '일상 안내자' 인터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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