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의 만남이란 어떤 것인지요?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어차피 나를 위한 보조적인 위치에 있는 것들이므로 어디까지나 주된 것은 나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나를 내 것 아닌 다른 것들로 채우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나는 나로 채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안정된 것이다. 나 이외의 스승까지도 모두 나를 위한 수단적 가치를 가진 것이며 스승이나 스승의 대리인까지도 전부 채우지는 못하는 것이다. 일면 채운 듯 보여도 채워지지 않음은 근본적으로는 채울 수 있는 것이 나 자신이므로 거기에 대한 인식의 오류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나의 내부에는 내가 채워야 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니 그 부분은 누구도 관여가 불가능한 부분이며 따라서 누가 채운다 해도 결국은 나의 부분에 대한 정확한 인식으로 확인되는 것이 깨달음에 갈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니라. 깨달음은 나에 대한 깨달음이며 도란 나에게서 연결되는 도이고 모든 것은 나에게서 출발하여 나에게로 돌아오는 것인바 이 나의 존재가 상실되면 모든 것은 허상에 불과한 것일 수밖에 없느니라.
도의 과정에는 이런저런 유혹들이 많이 있는데 가장 무서운 유혹은 내가 나를 유혹하는 것이니라. 이런 유혹에서 벗어나지 않은 상태에서는 나로 인한 유혹도 남에게서 오는 것으로 보이니 분별이 불가하여 더욱 혼란 속에 머물게 되고 마는 것이다. 아무리 가까워도 모두 내 전부일 수 없고 설령 내 전부라고 해도 또 나의 부분은 남는 것이니 이 이치를 터득하면 쉽게 갈 수 있는 것이요. 이 이치를 잊으면 한없이 돌아가는 길이 될 것이다.
도의 길은 꼭 직선적인 것은 아니나 가급적 곧게 갈 것을 요하니 긴장과 의지로 가슴을 열고 항상 사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방어하며 내 안에서 사를 발견하여 내보냄은 도의 과정에서 반드시 겪으며 나가야 하는 것이다. 내 안의 사가 보이지 않는다 함은 아직 도의 눈이 열리지 않은 탓인데 도란 절대 쉬운 것이 아니요 쉽지 않다 함은 혼자 채워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홀로 채워야 하는 부분은 타가 도움이 될 수는 있으나 절대로 채우지는 못한다. 채운다는 것 자체가 간단치 않기도 하거니와 채워도 채워도 부족함이 남기 때문이다. 스승이 있는 보조적인 수단이 가능한 시기에 자신의 내부에서 문을 찾아봄이 좋을 것이니라.
타는 어느 곳에서도 타일 수밖에 없으니 명심토록 해라. 자신을 만난다는 것은 바로 이 자신이 채워야 하는 것을 만나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본성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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