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안내자 선생님께서는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어떤 질문을 하게 되어도 무심하고 간결하게 답을 해주시고는 합니다.
옳은 답을 해주시는 것도 중요하지만, 옳은 답을 학생 스스로 찾아내는 질문을 고민해낼 수 것이 이 수련의 key point 같습니다.
만 1세 쌍둥이 아기를 키우면서, 2024년 초에 일상호흡을 만났습니다.
사이비 수련으로 단전이 좀 망가지고 아기들 키우는 집에서 하루에 몇 시간 못자는 것이 습관화 된 사람이- 먹고 사는 일에 하루의 1/2 정도의 시간을 할애하고 살아가고 있다는 자기 소개와 함께.......
이런 사람도 호흡수행을 할 수 있냐고 물었더니, "하고싶으면 대체 왜 못하는데??"라고 선생님께서 미소 지으시며 반문하셨습니다.
정말 극단적인 예까지 들어주시면서 '하루에 아기들 재우고, 단 몇 분이라도 호흡을 할 수 있지 않느냐?'라는 말씀에 호흡이 그 정도만으로 되는가... 반신반의 했지만 가르쳐주신다니 그저 감사히 여기며 집에 앉아서 숨을 조금씩 쉬어보았습니다.
호흡에 엄청난 기술과 열정이 필요한 줄 알았으나, 무심하게 시간 나는 만큼 하루 약 1시간 미만으로 숨 쉬기를 시작해보니..... 한 달이 지나가니 기존에 알고 있던 단전은 단전이 아니었고, 예전에 숨을 쉬며 집중했던 위치보다 한참 위에 단전이 있었습니다.
그간 치골 인근에 있는 근육을 크게 부풀려가면서 무려 1분씩 호흡을 해왔는데, 단전과 닿아 있다보니 호흡이 되기는 하였으며 그렇게 꾀나 긴 호흡을 하면서도 단전의 위치를 전혀 엉뚱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한 달 정도 삽질을 거듭하면서 그 단전이라는 Spot을 발견하고부터, 혼란스러우면서도 호흡에 재미가 조금씩 붙기 시작하고, 숨 쉬는게 조금씩 수월해지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수월해졌다는 것이 결코 쉽다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타고난 성격 때문에 저의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못하는 편입니다. (= 피곤한성격 ♪ )
아이 양육을 베이비시터 알바몬이나 부모님에게 전가할 수 없으며... 집안 일을 여자만 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니 손이 닿는 만큼 가사분담을 해야 하고... 회사라는 곳은 노동자의 컨디션이 내키는 대로 다니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프로처럼 일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언제나 지쳐있고, 언제나 시간에 쫓기면서 언제나 책임질 일들이 많은, 가끔은 죽고싶어지는 평범한 현대인....... 단전으로 호흡을 조금씩 하기 시작하면서 체력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습니다.
체력이 좋아지니까 바쁘면서도 여유가 생겨서 더욱 장난스러운 성격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 가족에게 언제부터인가 '아이고아이고 죽겠다'같은 말을 습관적으로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 직장에서는 제가 점점 비중이 높은 사람이 되어가고, 일에 치어서 죽지 않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 일을 하면서도 집중력을 요하지 않을때는 좌석에 앉아서 시야를 뿌옇게 만들고 호흡을 굴리면 피로회복이 됩니다. (눈 안감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
회사 다니는 사람이 제한된 일과시간 안에 일을 얼추 매듭 지을 수 있고, 여유 시간이 생겨서 농땡이도 피울 수 있는 여유가 점점 늘어가는 모습을 돌아보니 참 신기합니다.
양/한방을 구분하지 않고 몸에 좋다는 보약을 저만큼 과하게 복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항상 체력이 부족하여 힘든 나날을 살아가다가 호흡을 조금 해보니 체력이 확~ 좋아지는 것을 체감합니다. 여러가지 보약보다 호흡을 제대로 하는 것이 피로회복에 탁월하게 좋다는 엄청난 발견......
좀비같던 아저씨가 다시 여유롭게 사색이란 것을 하고, 행복하게 아기들을 키우면서~ 회사 가는 것이 싫지 않아질 정도로 체력이 부쩍 좋아지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저는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사람이 뇌(腦)라는 것이 달려 있기에 언제나 생각이라는 것을 하고, 자연스럽게 깨달음으로 점점 가까워질 것인데.... 그 머릿속 생각을 굴릴 힘조차 부족하게 되는 나이와 상황으로부터 탈출 할 수 있는 원동력은 체력에 있지 않은가를 느낍니다.
회사 다니는 사람이 일 잘하게 되는거면, 수련이란게 사실 굉장한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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