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프랑스에서 지난 여름 남프랑스의 보석을 보고 왔습니다. 개화 시기에 맞춰 일부러 남쪽으로 가지 않으면 볼 수 없는 꽃, 라벤더입니다.
끝도 없이 펼쳐진 라벤더 장관을 보며 밀려오는 황홀함에 취해 몇 번이나 가던 길을 멈추고 그 어여쁜 꽃을 바라보았는지 모릅니다.
보라빛 향기. 신성한 에센스. 제가 가장 사랑하는 보라빛을 이토록 광활한 대지가 감싸고 있음은 그 자체로 나의 신성과 만나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름다움이 온전히 내 것이 되기 위해서는 나의 내면이 그 향기가 스며들 수 있을만큼 닦이고 닦여야만 가능하더군요. '머나먼 나라'에 있을줄 알았던 나의 꿈이 실은 여기 내 안에, 내 고향 땅의 숨에 있었음을 알게되었 듯이요.
이제는 압니다. 나의 신성은 '거기'가 아닌 '여기'에 늘 있어왔다는 것을요.
여러분은 지금 어떤 자신만의 신성을 만나고 계시나요?
저마다 빛깔은 다르지만 너무 평범하여 눈에 띄지 않는 그것은, 늘 내 곁에 있는 그것은 어쩌면 실은 내가 놓치고 있는 가장 소중한 '나의 신성' 일지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