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나를 이해할 수 없고 누구와도 '진정한 소통'을 할 수 없다고 느꼈던 긴 세월이 있었습니다. 그랬기에 오직 '나에게 주어진 길'을 통하여 저는 깊은 곳의 길을 따라 '머나면 여행'을 하였습니다. 그 길 위에서 가까이 있던 벗들은 자연이었고 고대인들이었고 상처받은 순수한 영혼들이었습니다. 사막같은 그 길 위에서 저는, 불가사의한 수수께끼를 혼자 풀어가야 했고 계속 길을 가야만 했지요.
일찍이 외부 세계의 혼란에 나를 맡기지 않은채 '내부를 향한 여정'을 무의식에서 준비해왔던 저에게 고독은 너무나 익숙한 삶 그 자체였고 가장 친근한 벗이었지만 동시에 화두이자 고통이었습니다. 오래도록 그 길이 내게 주어진 이유를 찾아 헤매었습니다. 그리고 융을 통해 얼핏 알게되었습니다.
모든 고통은 '나를 깨우기 위하여 오는 선물'이며 빛을 알기 위해서는 어둠을 먼저 알아야한다는 것을요.
정신분석학자 칼융(Carl Gustav Jung)은 동서양 정신의 뿌리를 통찰하며 현실이라는 지옥의 해답을 찾던 매우 영적이고 담대한 영혼이었습니다. 그의 모든 흔적과 결과물은 치열한 개인 고유의 성장통이자 '순례자의 영혼'으로 걸어온 살아있는 표식이었기에 저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쳤습니다. 융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적극적 명상'이라는 것을 하며 자주 높은 영적인 존재들과 '대화'를 해왔고 그것을 기록으로 남긴 책들이 있습니다. 강렬한 영감으로 가득한 그 기록들 속 융의 말들 속에서 저는, 동서양 정신의 출발점과 현대인들의 모든 고통의 단서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저의 정신을 깨운 강렬한 존재이자 긴 터널 속의 저 자신을 일으켜주었던 융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알려지지 않은 융의 내밀하고 아름다운 고백 같은 문장들을 공유합니다.
융이 직접 그린 무의식 이미지
"말로 뱉어진 적이 결코 없는 말. 불을 밝힌 적이 결코 없는 등불. 비할 바 없는 혼동. 그리고 끝없는 길"
"깊은 곳의 정신이 나의 눈을 떠주었다. 나는 내면의 것들을 얼핏 보았다. 온갖 모양으로 늘 변하고 있는 나의 영혼의 세계였다"
"고대인들은 자신들의 영혼을 발견하기 위해 사막으로 갔다. 그곳에서 그들은 사막의 열매들을, 영혼의 불가사의한 꽃들을 발견했다"
"내가 더 이상 사건들과 다른 사람들에 묻히지 않게 된 이후로, 나의 여정은 그곳으로 향하고 있다. 고독이 진정한 고독이 될 수 있는 때는, 자신의 자아가 하나의 사막이 되는 때 뿐이다"
그리스도는 선물로 마지막 한마디를 해준다. "빛과 어둠을 모두 받아들이면서, 내가 너에게 고통의 아름다움을 전해주겠노라"
"이제 나는, 가능한 한 가장 많은 빛을 어둠으로 가져가기 위해, 그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안다" - Carl Gustav Jung
융이 직접 그린 무의식 이미지
여러분은 어떠한 '고통의 아름다움' 속에 계신가요?
고통이 나를 찾아온데는 반드시 이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신의 선물'이라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외부로 향해있는 나의 시선을 내면으로 돌려야합니다.
그것은 나를 파괴하기 위해 내게 온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나를 돕기 위해 나를 찾아온 것입니다.
무엇을 도우려 했을까요? 오늘부터 그것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