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 젊은 시절, 종교를
통해 보이는 하늘이 다이고, 천국과 연옥 지옥이 우리가 영혼이 되어 갈 수 있는 전부인 줄
알았다. 그러던 어느 날 건강 때문에 찾아간 그 당시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곳에서
처음 기를 접하고, 나는 누구인가? 라는
의문과 본성이라는 단어에 심취되어 2~3년 수련을 하다, 어느
날 인가 인연이 되어 선계에 가고싶다 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그 이후로 한국의 선인들, 천서0.0001, 소설 선등을 읽고 정신없이 빠져들다
OOO라는 단체에 가입해서 10년여 이상의 세월을
보내게 되었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접한 우주라는 단어, 올려다보는 밤하늘의 별들이 주는 기운은 너무나 청량하고 순수하고 맑았던
기억이 난다. 내가 가야할 곳이 저곳이고, 선계라는
곳이 저런 곳인가 보다. 내가 선인이 될 수만 있다면, 이정도의
노력도, 가족들의 희생도 당연히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안에서의 10여년의 세월을 뒤로하고 내가 생각하는 곳이 아니라는, 더 이상 가족을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되겠다는 미안함에 수련을 그만 둔지가 지금으로부터 벌써 10년 전의 일이다.
오래 몸담았던 단체에서 나온 이후 나의 허무한 마음을 그나마
지탱하게 해준 것은 부처님이었다. 세상 믿을 곳이 누구이고, 내 마음 둘 곳이 과연 어디란 말인가? 염불도
해보고 기도도 해보고 했지만, 이 세상 종교가 과연 믿을 만 한 것인가? 라는 의문은 늘 함께 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늘
이런 기도를 해왔었다. 내가 지금 마음을 두고 있는 세상 그 어떤 형태의 종교나 정신적인 활동이더라도
내가 그 무엇을 통해 기도를 하더라도,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감출 수 없는 우주 태초의 본성에서
오는 기운과 인연이 되게 해달라고. 그 단체에서 나온 이후 나에게 다가오는 버거운 결과물들을 마주하면서
하나 둘 나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시간을 갖던 중 우연히 일상님 블로그를 보게 되었다.
내가 모르는 충격적인 내용들과 진실을 접하면서 조금이나마 먼저 나와서 다행이라는 마음보다는, 내가 선계에 가고싶다를 비롯한 많은 책들을 읽으면서도 그 안에 들어있는 말씀과 진리를 보기보다는 그저 책커버만, 정작 빈껍데기만 붙들고 그 긴 시간을 보내 왔구나라는 어리석음과 자괴감.....하지만, 어떠랴, 다행히
이제라도 참 저자와 참 안내자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진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주어지지 않았는가? 그 동안의 시간은 어찌 보면 나의 욕심과 조급함과 어리석음에 대한 공부의 시간 이였으리라...
일상의 숨과 다시 인연이 되지 않았다면 과거는 무의미하게 버려진
헛된 시간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다행히 일상호흡을 시작하게 되었으니, 더 크고 넓게 가기위한 혹독한 버림과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비싼 고행의 수련이었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을 희생하고 홀로 가야만하는 일상의 숨이 아니기에 가족들에게, 지금까지
피해를 주었을 모든 분들께, 조금은 미안함은 덜 수 있어 다행이다.
지금까지의 수련은 어찌 보면 머리로 하는 수련이었다, 하지만, 일상의 숨에서는 모든 게 아주 아주 간단하면서도
쉽고 작은 호흡이 알파와 오메가이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시작되고 호흡이 끝나면 생의 마감을
의미하는, 깨달음으로 가는 방법이 이 호흡을 통해서라고 하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이유인 것 이다. 정확한 단전과 한 호흡 한 호흡의 날숨과 들숨의 내 노력만큼 주어지는 진도,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오직 나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노력과 결과가 정확히 비례하는 참 호흡인
것이다. 아직 수련 시작한지도 3개월 밖에
되지 않았고, 내 호흡하나 마음대로 편하게 해내지도 못하는 걸음마 수준이지만, 참 안내자와 그토록 갈구했던 깨달음으로 갈 수 있는 제대로 된 호흡 방법이 있으니 그 이상 무엇이 필요할 것인가?
일상의 숨은 수련일지를 써야하는 숙제가 있어서 그리 쉽지도 만만하지도
않은 수련이다. 내가 앉은 만큼 진도가 나가고 안내자로부터 수련일지에 대한 정확한 일대일 첨삭지도가
있기에, 나의 현 상태와 진도를 쉽게 알 수 있는 너무나 값비싼 개인 과외와 다를 바 없어서
좋다. 개인적으로 나에게 일상의 숨을 한단어로 정의하라고 한다면, 난 그냥 ‘참’ 이라고
말하고 싶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아직 난 나의 수련 진도를 잘 모른다. 지금까지의 수련을 평가하라면 뭐라 말할 수도 없다. 3개월
동안 해온 수련의 일부라면 오늘 수련을 위해 앉은 자리에서 그냥 눈물을 흘렸을 뿐이다. 호흡을
해야 하는데, 복 바쳐오는 눈물에 그저 앉아 있어야만 했을 뿐이다. 수련을 2~3일 하지 못하다가 자리에 앉으면 너무
반갑다고 기운을 더 보내주시는 것 같다. 자식이 돌아온다는 소식에 지금은 어디쯤 오고 있을까? 오다가 넘어지지는 않았을까? 길은 제대로 찾아서
오는 걸까? 라며 걱정하고 계실 고향의
집 앞 도로에 나와 계실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 그런 어머님이 보내주시는 기운과 마음에 반응하는
그런 눈물 이였던 것 같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정성껏 호흡하는 것뿐이다. 태초의 순수했던 나이고 싶은데, 몸과 마음은 변형되고 왜곡되어
성한데 없고, 그 동안 쌓아온 업의 두꺼운 껍질과 장막을 한 호흡 한 호흡으로 벗겨내고 싶을
뿐이다. 감히, 무파장의 호흡으로 내 몸과 마음을
수정처럼 맑게 씻겨내고 싶을 뿐이다. 그래서, 중도에
탈락하지 않고, 내가 가야할 그리운 고향으로 금생에 가고픈 욕심만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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