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꿈과 등산
나는 잠을 자면서 꿈을 잘 안 꾸는 사람이다. 혹시 꿈을 꾸었더라도 기억이 나지 않거나 대개 무의미한 꿈이기에 금방 잊어버리곤 하였다. 올해 초 한 사이비 단체를 나온 후 이상하게도 반복적으로 꾼 꿈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3~4번 정도 같은 꿈을 꾸게 되니 기억에 남아있다. 꿈속에서 수업을 듣기 위해 대학교 건물 주위에 서있는 자신이 보이며 분명히 전에 대학교에 입학한 후 수강신청을 하고 수업을 들은 기억이 나는데 수강계획표에 있는 무슨 학과건물의 몇 호실, 수강과목과 교수님 이름이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이었다. 수업을 받아야 학점을 받고 졸업을 해야 할 텐데 도대체 어디로 가야할 지 몰라 막막하고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이었다.
비교적 최근에 꾼 꿈은 대학교 건물안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앞에 교수님이 보이고 여기가 무슨 건물의 몇 호실인지 어떤 교수님의 과목인지 강의시간은 언제인지가 떠올라서 마음의 안도감을 가지고 수업을 듣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된 꿈이었다. 아마도 사이비의 충격으로 인한 내적감정과 진짜를 만나 다시 호흡에 정진하게 되면서의 마음상태가 꿈으로 나타나게 된 듯하다.
최근 체력단련을 위해 정상까지 50분이 걸리는 낮은 산에 종종 등산을 하고 있는데 헐떡거리며 산에 오르는 자신을 보니 현재 자신의 상황과 같아서 탄식이 나왔다. 전에 오르던 산이 올라갈 수 없는 신기루 같은 산이었는데 진짜인줄 알고 오랜기간 고생하고 헤매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산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빈손으로 덩그러니 남은 자신이 처량한데 이제 다시 진짜로 올라가야 하는 산에 들어서서 산의 초입부터 열심히 올라가고 있는 모습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2. 호흡과 단전의 변화 호흡은 매일 일정한 시간 꾸준히 하는 것으로 정하였다. 호흡시간은 하루도 빠짐없이 대략 2시간에서 2시간 30분으로 하되 2타임으로 나누어서 하였으며 간혹 그 이상으로 하기도하고 필요하면 저녁시간에 추가로 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호흡의 효율은 오전이 제일 낫고 그 다음이 오후, 저녁시간에는 왜인지 호흡의 효율이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처음 호흡을 할 때는 15/15초로 시작하였으며 지금은 17/17초를 주력으로 하고 호흡이 잘 안 될 때는 16/16초로 내려서 하고 잘 될 때는 18/18초로 늘려서 하고 있다. 호흡 길이를 늘려보려는 시도를 해보았는데 호흡근을 이용하여 억지로 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호흡을 해나가면서 혈과 경락, 피부의 모공이 열려가면서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호흡을 하다보면 점점 몸이 바르게 정렬된다. 여기저기 몸의 안 좋았던 부위가 통증으로 드러나게 되는데 호흡을 지속적으로 하다보면 통증이 사라지고 몸에 불편한 부위가 안 느껴지게 된다. 처음에는 깊은 호흡을 위해 하복부를 자극하다보니 장이 안 풀린 부위가 아프기도 하나 모두 사라지고 매일 쾌변을 보게 되었다. 왼쪽 어깨에 오십견이 왔었는데 적절한 운동과 함께 시간은 걸렸지만 모두 완치되었다.
단전호흡을 제대로 한다면 건강해질 수 밖에 없음을 실감한다. 호흡을 하면서 축기를 하고 기혈순환이 이루어지면서 몸에 기운의 길이 나기 시작하면서 건강은 기본이고 호흡의 진전이 이루어지는구나 알게 된다.
호흡을 방해하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것은 잡념인데 처음에는 호흡시간 내내 잡념을 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잡념이 없어지게 되었다. 잡념에 따라 대처하는 방식이 다른데 현실적이고 물리적인 고민은 어떤 방식으로든 생활에서 해결을 보고 정신적인 것이면 어떻게 하면 해소할 수 있을까 고민해서 하나하나 해소하는 방법밖에는 없었다.
잡념이 없이 호흡에 몰입하는 시간은 무념과 함께 이루어지며 호흡 시 마다 다르지만 대략 40~50분, 잘 될 때는 1시간 이상 무념으로 호흡하게 되었으며 무념 시 호흡은 잡념이 있는 호흡과는 다르게 편안하고 안정된 호흡을 하게 되며 뇌파가 떨어지고 시간 단축현상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10분 지난 것 같은데 40분~1시간 이상 지나있는 거 같은) 항상 잘 될 수는 없지만 호흡이 잘 될 때를 돌아보면 무념의 상태에서 호흡 자체에 집중하다보면 몸이 이완되고 뇌파가 떨어지면서 버겁던 호흡이 편안해지고 안정을 찾게 되는데 다가가는 과정은 다원집중으로 점검하면서 하며 현재는 축기위주라 단전 집중을 위주로 호흡을 하고 있다.
단전의 느낌은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는 텅 빈 느낌이었다. 호흡을 계속 해나가면서 단전의 중심부에 집중하다보니 부싯돌 튀기듯이 열감이 생기는 듯하다가 나중에는 온화한 작은 불씨같은 것이 생기고 이 느낌도 박하같은 느낌으로 변하기도 하면서 매일 느낌이 달라지는 것을 경험하였다. 이 느낌도 시간이 지나면서 작은 불씨같은 것을 호흡을 불어넣어 키우니 때론 작은 불같이 느껴지는데 한 호흡에도 들숨날숨 파동이 있듯이 단전의 느낌도 파동처럼 다가왔다. 호흡이 잘 되는 시기에는 단전이 따뜻하고 온화하지만 잘 안 될 때는 똑같이 호흡하고 집중하는데도 단전이 느낌이 없거나 밋밋하고 미지근할 때도 있다. 단전의 느낌은 상, 중, 하로 나뉘며 상은 뜨거움, 중은 따뜻함, 하는 온화한 느낌이며 상의 느낌은 가끔씩 찾아오며 대개 따뜻하고 온화한 느낌으로 호흡을 마무리하는 때가 많다.
평상시에도 단전에 집중하고 천천히 호흡을 하고 있으면 단전이 따뜻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왠일인지 아직 호흡시에 자신이 원하는대로 단전의 느낌을 좌우하는 단계는 아닌듯 하다. 처음에는 단전의 따뜻함만 믿고 운기를 시도해보았으나 아직 충분한 축기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아 어느정도 궤도에 오르기까지 운기는 보류하고 있으며 아마도 축기를 계속 하다보면 적당한 때가 오리라 생각한다.
3. 생활과 섭생, 그리고 나아감
몸의 컨디션에 따라 호흡이 영향을 받는 것을 볼 때마다 호흡을 잘 하려면 몸이 건강해야 하는구나 실감한다. 호흡을 열심히 함으로써 몸이 건강해지는 면이 있다지만 평소 번잡하지 않은 생활과 마음관리, 적절한 수면과 운동, 섭생도 중요함을 느낀다. 그리고 호흡을 할 수 있는 우호적인 현실과 환경도 정말 중요하구나 느끼고 있다.
배에 살이 많으면 호흡에 방해가 되므로 술과 기름진 음식은 안 먹고 있으며 식사는 적당히 먹되 과식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다. 허기가 져도 호흡이 안 되었다. 나의 체질은 위장이 가장 약하고 몸이 냉한 체질이므로 차가운 성질의 음식은 피하고 있다. 밥을 할 때도 따뜻한 성질의 찰쌀과 수수를 넣고 밥을 지으며 체질에 맞는 따뜻한 성질의 채소와 과일을 먹고 있다. 커피는 아침에만 한잔하고 그 이후에는 꿀을 넣은 생강계피차를 마시고 있다. 몇 개월 전 식사 때 소불고기를 먹고는 호흡이 막히는 체험을 하고나서는 붉은 고기는 되도록 피하고 있다. 이 섭생에 관해서는 각자 체질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은 마음만 가지고 오래 호흡을 하고자 하여도 몸이 받쳐주지 않기에 1시간 이상이 지나면 집중이 약해지나 호흡의 흐름을 잘 타면 1시간 30분~2시간 정도 지나있는 경우도 있었기에 수준의 향상을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체력 증진을 위해 매일 맨손근력운동을 하고 걷기나 등산을 하고 있다. 사람마다 수준과 진도, 환경과 여건이 다르므로 이것이 잘하는지 알 수가 없지만
본인에게 주어진 여건대로 최대한 해보는 수밖에 없다. 포기하지 않고 가다보면 그 이상으로 길이 열리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지만 다음 과정이 열리기 전까지는 묵묵히 가는 수밖에 없다.
마치 현재 등산하고 있는 수주팔봉의 가파른 외길마냥 산의 정상(Zero Point Field)을 밟기 전까지는 헐떡이며 쉬지않고 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는 것과 같다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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