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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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일상호흡] 머나먼 여행, 호흡으로 만난 나의 봄2024-11-20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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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27일. 일상 안내자님이 본성에 드신 30주년 기념일에 부쳐 
 

봄을 생각한다. 대지를 뚫고 일어서는 간절한 의지를 생각한다. 온 몸으로 맨땅을 짊어져야 만져지는 햇살. 모든 걸 걸어야만 당도할 수 있는 세계. 내가 맞이하고 싶던 진짜 봄을.


​나는 스스로 봄이 되고 싶었다.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설령 그것이 神일지라도. 하지만 그 방법을 알지 못했다. 봄날의 햇살처럼 웃는 사람들과 봄볕 같은 미소를 지닌 이름 없는 꽃들. 나도 그들처럼 한없이 가볍고 싶었다. 훨훨 바람이 되고 싶었다. 그리하여 아무도 모르게 그곳에 닿고 싶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상관없는 곳. 알 수도 없는 곳. 어떤 아픔도 없는 곳. 고요만이 오직 고요만이 텅 빈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는 그곳.  


​머나먼 여행의 끝에 고향집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을 보았다. 내가 떠나온 거기에 내가 찾던 것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활짝 열린 대문을 열고 들어가 일상 선생님의 가르침을 만났다. 지난 1년의 시간은 내 생애 가장 밀도 높은 의식상태와 에너지 상태를 경험한 시간들이었다. 선생님의 존재만으로 그 에너지와 접속하는 것만으로도 나의 상태는 현격하게 달라졌다. 나의 道를 향한 여정은 자기 사랑의 길과 만나 나 자신을 더욱 사랑할 수 있게 했다. 그 시간들 속에서 외부로 투사했던 모든 내 안의 미움을 거두어들일 수 있었다. 내 앞에 나타난 모든 경험과 사건들이 나의 내면을 반영한 거울이었음을 이해하고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나를 용서하지 못했고 나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기에 불행했다. 하지만 나를 용서하고 나 자신을 사랑하기 시작하며 진짜 행복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가슴속에 새기게 되었다. 세상의 모든 아픔과 분쟁은 '자기 사랑의 부재'가 빚어낸 비극이라는 것을, 내가 사랑으로 넘실댈 때 나의 모든 현실의 문제도 끝이 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기에 더 이상 나 아닌 외부의 누구도 탓할 수 없게 되었다. 모든 건 내 마음 안에서 일어난 것이므로. 마음은 실체가 없는 환상이기에 늘 변하고 흘러가고 새로 채워진다. 우리가 만든 생각은 정제되지 않은 소음이며 그것이 늘 마음을 흐트러뜨리기에 생각에서는 언제나 힘을 빼는 것이 옳다. 그렇지 않고 나의 생각을 진실로 믿는 순간 큰 오류를 범하게 된다. 자기 팽창의 마수는 언제고 그 틈새를 노리고 있다. 자기 부정과 자기 혐오를 벗지 못하면 자신의 힘을 과대 포장해서라도 스스로의 존재를 지탱하고 싶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은 나 자신을 고문하는 것이다. 미움 속에 거할 때 가장 괴로운 것은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나를 용서하지 못해 모두를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 그것이 미움의 정체이기 때문이다. 나를 용서하고 나 자신을 사랑할 때에만 미움은 끝이 난다. 그 때에만 우리는, 나 자신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하며 아름다운 존재인지를 이해하게 된다. 그것을 알게 된다면 우리는 그 누구도 미워할 필요가 없음을 알게 된다. 모두가 사랑을 향해 가고 있음을 이해하게 된다. 나 또한 그러했을 뿐임을 받아들이게 된다.


진정한 수행자는 누구도 탓하지 않는다. 오직 스스로를 돌아볼 뿐이다. 나를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하는 자는 사랑 속에 존재한다. 미움이 들어찰 공간이 없다. 사랑으로만 채워도 부족한 것이 삶이다. 그동안 미워하고 용서하지 못한 시간만으로도 너무나 충분하다. 


상대에 대한 비난, 미움, 상해, 학대… 그 모든 것은 결국 한 곳으로 귀결된다. 사랑받고 싶은 열망. 사랑받지 못한 분노. 사랑받지 못할 것에 대한 두려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받지 못했음에 대한 슬픔. 다시는 버림받지 않기 위한 몸짓. 그 모든 행위들은 '사랑받기 위함'이라는 내재적 목적을 향해 있다. 우리는 충분히 제대로 사랑받아 본 기억이 없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아무 조건을 달지 않고 사랑받아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하지만 그러한 자신을 사랑하기를 주저하지 않을 때 기적이 일어난다. 자신의 존재 이유를 의심하지 않을 때, 자신이 존재하는 사실 그대로 감사함을 느낄 때, 지금 이 순간 살아 숨쉬는 자체로 심장이 뛸 때, 나는 있는 그대로 소중한 존재이며 사랑받기에 충분하다는 자기 인식의 내면화를 이룰 때 우리는 자유로워진다. 그때 사람들의 시선도 평가도 비난도 더 이상 나를 불편하게 할 수 없다. 모든 외부의 소란이 나의 존재 가치와 상관없는 것임을 내면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평온하다. 자율신경계가 생존모드 스위치를 끄고 본래의 편안한 상태로 돌아간다. 


나 그대로 충분한 존재. 있는 그대로 괜찮은 존재. 무위이화. 애씀 없이 되는 것은 이런 상태에서 이루어진다. 무위(無爲)란 모든 무거움에서 벗어난 상태. 그리하여 어떠한 걸림도 없이 가볍고 투명한 존재의 상태를 말한다. 그랬을 때에라야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일이 되는 것이다. 그것이 자연의 순리, 우주가 돌아가는 이치이기 때문이다. 원하는 것을 아무리 얻으려 해도 되지 않는 건, 내 마음이 반대의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힘주지 않고 고여 있지 않고 흐르게 두는 것. 그러면 막혀있던 모든 것이 뚫리고 혈이 열리고 가슴이 열리고 눈이 밝아진다. 일이 안 풀릴 수가 없다. 몸과 마음이 활기차고 밝아진만큼 관계도 일도 나아가 운명도 밝아진다. 그 모든 것의 바탕에는 사랑으로 충만한 가슴이 있다. 그 블랙홀처럼 뻥 뚫린 가슴을 메꾸려는 모든 몸짓들이 인간사의 모든 희로애락이고 드라마고 역사다.


자신의 존재에 대한 한없는 긍정과 감사 속에 있는 사람, 우주에 편재하는 신의 사랑을 느끼고 인류에 대한 연민과 축복으로 가득한 사람. 그러한 사람만이 그 사랑을 온전히 땅 위에 새길 수 있다. 그것은 상처받은 가슴 속 찌꺼기를 내보내고 환희에 찬 사랑으로 채웠을 때에만 가능하다. 상처받은 나 자신을 받아들이고 그런 나를 용서했을 때 가능하다. 나 자신을 용서하지 못해 모두를 용서하지 못했던 지난 날들을 알아챌 때 가능하다. 모든 건 사랑으로 향해 있기에. ​


지금 우리가 해야할 것은 내 가슴을 사랑으로 채우는 것이다. 그 때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 된다. 누구와도 거리낄 것이 없는 사람. 누구와도 물 흐르듯 지낼 수 있는 사람. 가슴에 응어리가 남지 않는 사람. 가볍고 투명한 아이 같은 사람. 모든 것을 순수한 눈으로 바라보고 대하는 사람. 나 또한 그러한 대접을 받게 되고 무엇도 나를 함부로 평가하거나 훼손하지 않는 것. 있는 그대로 괜찮고 있는 그대로 귀하며 있는 그대로 되어지는 것. 그리하여 모든 것이 저절로 흘러가는 것.


​나는 지금 그 앞에 와있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사랑을 내 가슴 가득 채웠기에. 오래 전 잃어버린 신의 사랑을 되찾았기에. 그것은 내 심장으로부터 되찾아진 것이기에. 호흡이라는 신의 축복을 통해 사랑에 도달한 시간들. 자기 사랑이라는 고향집으로 돌아온 나는 그저 말없이 걷는다. 


나는 나를 사랑하고, 나의 존재와 나의 지난 모든 시간들에 감사한다.


호흡을 통해 나를 비워낼 수 있었고, 호흡을 통해 나를 사랑할 수 있었고, 호흡을 통해 진짜 나를 만났다. 그러한 시간을 만날 수 있게 해주신 일상 선생님께 이 자리를 빌어 큰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 아래는 2023년 11월 수련후기입니다.
일상의 숨, 진짜 '숨'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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